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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에 밧줄을 메어 사람을 태운 보트를 이끌고 수영으로 바다를 건너간 자매가 있다. 영화 <더 스위머스>는 2015년 실제로 에게 해를 헤엄쳐 유럽으로 간 시리아 난민 사라 마르디니와 유스라 마르디니 자매에 관한 이야기이다. 오늘은 감동과 재미,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가득 제공하는 영화 <더 스위머스>의 정보 및 실화배경,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정보 및 실화배경
2011년 이후 시리아 난민은 570만 명에 이른다. 시리아 난민을 비롯하여 그 이후 이제 전 세계 난민의 수는 3천만 명이 넘는다. 그중 절반은 18세 미만이다. 뉴스로 보던 난민 이야기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깊이 있게 다룬 영화 <더 스위머스>는 제목만 보면 수영에 관한 스포츠 영화 같지만 그보다는 난민 이야기를 정면으로 조명한 영화이다. 사라 마르디니와 유스라 마르디니 자매가 실제 3시간이 넘는 수영을 하여 난민을 이끌고 바다를 건너 간 실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시리아에서 수영선수였던 사라와 그녀의 동생 유스라는 2015년 8월 에게해를 건너 유럽으로 가던 중 배가 난파되자 바다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배를 끌고 헤엄쳐 다른 난민 12명 이상을 구했다. 이후 자매는 독일 베를린에 정착했다. 남아있던 마르디니 가족은 그해 바다를 건너 유럽으로 갔다. 가족도 현재 베를린에 살고 있다. 유스라는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 올림픽 사상 최초로 결성된 난민팀 대표로 출전했다. 그리고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출전했으며 역시 난민 올림픽 대표팀으로 나갈 것을 선택했다. 유스라는 현재 유엔난민기구 친선 대사로 활동하며 전 세계 난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언니 사라 마르디니는 2018년 레스보스에서 난민들을 도운 것에 대해 밀입국 알선 혐의를 받고 그리스 당국에 체포됐다. 당시 사라는 독일에서 대학을 다니다가 그리스 난민 지원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국제앰네스티는 부당하고 근거 없는 혐의라고 언급했다.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사라는 징역 20년 형에 처해진다고 한다.
줄거리
자매 사라와 유스라는 시리아 수영 국가대표 출신이자 코치인 아버지 밑에서 수영선수를 했다. 아버지는 세 딸 모두 수영 선수로 키우고 싶어 한다. 동생 유스라는 세계선수권 대회에도 나갔던 실력자로 아버지 역시 그런 유스라를 편애한다. 언니 사라는 수영선수를 포기했지만 유스라는 수영선수로서의 꿈을 가지고 있다. 한 창 꿈 많은 나이의 유스라와 사라는 내전으로 인해 매일같이 친구들의 사망 소식을 듣는다. 더 이상 시리아에서 살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두 자매는 유럽에 가기로 결정한다. 두 자매가 먼저 유럽에 가고 나머지 가족을 데려오기로 가족들을 설득한다. 유럽행을 극구 반대했던 아빠도 체육관에 떨어진 폭격으로 유스라가 죽을 뻔한 사건을 겪고 사촌인 나자르와 동행하는 조건으로 두 자매가 먼저 유럽에 가는 것을 허락한다. 가족과 작별을 한 후 유스라와 사라, 나자르는 관광비자로 이스탄불까지 도착한다. 그 이후는 저마다의 이유로 유럽행을 결정한 난민들을 만나 그 무리를 따라간다. 중개인을 통해 바다를 건널 배를 기다리는데 중개인이 가져온 것은 턱 없이 작은 구명보트 하나이다. 게다가 구명보트는 여기저기 테이프가 붙여져 있고 고친 흔적이 역력하다. 그 불안한 작은 보트는 이미 용량이 초과할 데로 초과한 많은 수의 사람의 싣고 바다 위로 나간다. 보트는 사람의 무게를 버티지 못해 계속 물이 차고 있었고 급기야 바다 한가운데에서 배의 엔진이 꺼져버린다. 나자르와 사람들이 고쳐보지만 그대로 고치지 못한 채 혹독한 밤이 다가온다. 사람들은 무게를 줄이기 위해 짐을 모두 바다에 버리고 유스라도 고이 간직한 수상메달을 모두 바다에 던진다. 모든 희망이 사라져 가는 그때 사라가 보트의 줄을 풀어 자신의 몸에 묶고 바다에 뛰어든다. 자신이라도 배의 무게를 줄여보고자 먼저 뛰어든 것이다. 사라의 뒤를 이어 유스라도 바다에 뛰어든다. 그렇게 사라와 유스라는 사람을 이끌고 바다를 헤엄쳐 간다.
리뷰
수영을 취미로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영화도 단지 수영을 좋아해서 선택했다. 이렇게 난민의 삶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될 줄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영화에 빠져 들었다. 영화는 내가 근래에 봤던 영화 중 단연 손에 꼽을 만하다. 그 이유는 영화가 말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소녀가 가진 꿈에 대하여, 가족의 사랑에 대하여, 공동체를 위한 희생에 대하여,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난민에 대하여 등 너무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이다. 그러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영화를 이끌고 갔다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보통 진지한 영화는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깨부스며 보는 내내 잠시도 자리를 뜨고 싶지 않을 정도로 눈과 정신을 집중시켰다. 눈으로 보고 있으며 머리로는 계속 생각하게 하는 영화, 그런 영화를 매우 좋아한다. 단순한 킬링타임용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영화이다. 캄캄한 바다 한가운데에서 자신의 몸에 밧줄을 매단 채 망망대해를 건너는 여린 두 소녀를 생각해 보라. 건장한 남자도 힘든 일을 두 명의 가녀린 여자아이가 해냈다. 물론 수영선수 출신이라 가능했겠지만 역시나 쉽지 않은 일이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그 바다 위에서 죽어갔을지, 처음으로 생각해 보았다. 내 집 하나 없어도 수많은 서러움을 안고 살아가는데 타국에서 온전히 발을 붙이지도 못하고 평생 이방인으로 살아야 하는 그들의 심정은 어떨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는 없지만, 생각해 보아도 뾰족한 수가 없는 어려운 문제이지만 오늘은 그들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