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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더 웨이 백>은 여느 스포츠 영화와 다르다. 한 사람의 좌절과 실패, 극복의 과정을 어느 스포츠 영화보다 더 깊게 다뤄낸 명작이다. 오늘은 벤 애플렉의 연기가 돋보이는 숨겨진 보물 같은 스포츠 영화 <더 웨이 백>의 정보 및 출연진,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정보 및 출연진
<더 웨이 백>은 2020년 3월 미국에서 개봉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영화관이 세계적으로 폐쇄된 시점이라 흥행성적에서는 고전했다. 그러나 평론가들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좋았고 네이버 평점 역시 9.33이라는 높은 평점을 맞았다. 게빈 오코너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썼고 벤 애플렉이 주연을 맡았다. 게빈 오코너 감독은 2016년 영화 <어카운턴트>에서도 주연배우로 벤 애플렉과 함께 작업했었다. 벤 애플렉은 수많은 영화에서 주연 배우, 각본, 연출까지 하는 다재다능한 배우이다. 그는 초반에는 <아마겟돈>이나 <진주만>의 미남배우로서의 이미지가 강했고 연기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못했다. 그러다 2006년 <할리우드랜드>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2012년 <아르고>로 아카데미 작품상, 각색상, 편집상을 비롯해 세자르영화제, 미국 작가 조합상,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의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등 수많은 시상식에서 수상하게 되며 연기력과 연출력을 모두 갖춘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의 데뷔 초기에 명작 <굿 윌 헌팅>으로 멧데이먼과 작품상을 수상한 것에서 그는 일찍이 배우보다는 각본과 감독으로서 더 재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슈퍼스타로서 여러 구설수에도 많이 올랐던 그는 제니퍼 가너와 가정을 꾸리며 안정이 되는 듯 보이며 배우, 각본가, 감독 모든 곳에서 성공한 몇 안 되는 재능 있는 배우이다.
줄거리
잭(벤 애플렉)은 현재 매일 술을 마시며 공사장에서 하루하루 일하고 있다. 가족들도 멀리한 채 홀로 알코올에 빠져 있는 잭을 가족들은 걱정한다. 그러던 중 자신이 다니던 헤이스고등학교 농구팀에서 감독으로 와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잭은 고교시절 농구 스타였고 그 시절이 헤이스 고등학교 농구팀이 전성기를 맞았던 때이다. 잭은 이를 수락한다. 잭은 여전히 술을 마시고 별 의지 없이 농구 감독직을 수행하며 공사장에서 일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던 중 이혼한 아내 앤젤라에게 연락이 와 만나게 되고 앤젤라에게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잭은 이에 실망하고 곧 최강팀인 메모리얼 고등학교 농구팀과 시합을 한다. 메모리얼 감독은 술주정뱅이 감독인 재키와 오합지졸인 헤이스농구팀을 비웃는다. 잭은 이에 기분이 상하고 계속 경기에 지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생각이 없어 보이는 선수들을 나무란다. 그런 게 메모리얼 팀에게 완패하고 돌아가는 길, 잭은 더 이상 술집에 들르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날, 연습에 늦고 농구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마커스를 팀에서 퇴출시킨다. 그리고 농구팀에 애정을 가지고 팀원들의 훈련에 매진하면서 농구팀의 실력은 점차 나아진다. 재키는 실력은 있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브랜던을 주장으로 삼고 그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퇴출됐던 마커스도 팀에 다시 들어가게 해 달라며 애원하고 농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그를 다시 받아준다. 그렇게 헤이스고등학교 농구팀은 점차 강팀이 되어 간다. 한편 안젤라의 연락으로 가게 된 친구 미겔과 소피아의 아들 생일 파티에서 병과 싸우다 죽게 된 아들 '마이클'의 생각을 떠올린다. 잭은 아들의 죽음의 고통으로 술에 빠져 살게 된 것이다. 그리고 친구의 아들 역시 마이클과 같은 병을 앓게 되었다는 소식에 예전의 고통이 떠오른다. 다시 술을 찾게 되고 술에 취해 연습에 늦게 된 잭은 감독직에서 해임된다.
리뷰
스포츠 영화가 주는 특유의 에너지가 있다.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목표를 성취하는 과정은 언제나 유쾌하고 기분 좋아진다. 뭔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희망이 싹튼다. <더 웨이 백>도 그런 종류의 영화인가 했는데, 농구보다는 벤 애플렉이 연기하는 잭의 삶에 초점이 맞춰진 영화였다. 아들의 죽음으로 알코올에 의존하며 폐인처럼 보내는 잭은 그 무엇으로도 구제할 수 없을 것 만 같았다. 그러나 자신을 가장 빛나게 해 주었던 농구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그는 다시 일어설 끈을 잡았다. 어떤 것에서 감당하지 못할 극심한 좌절을 만나면 그것을 극복하고 일어서는 것에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니, 영영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나 역시 그런 극심한 좌절의 시간을 겪었고 그 시간들을 겪어내는 시간 동안은 수분을 잔뜩 머금어 깊은 물속에 잠겨있는 물체처럼 아무 희망이 없어 보였다. 깊은 물속에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내 몸을 내 의지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시간 속에서도 나에게는 가족이 있었고 가족과 함께 여러 사건과 환경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영영 올라올 수 없을 것 같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단기간에 무엇인가를 극복해 내는 것은 무척이나 힘이 든다. 억지로 하려 하면 오히려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실망하여 더 깊은 절망으로 빠져 들 수 있다. 그런 시간들을 겪으며 내가 작게라도 깨달은 것은 무엇이든 자연스러운 운 때가 온다는 것이다. 너무 급하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너무 급하게 어떤 상처에서 나오려고 발버둥 치지 않아도 내가 노력하고 있다면 반드시 수면 위로 떠오를 때가 올 것이다. 그리고 나면 그동안 느껴지지 않았던 따사로운 햇살도, 낯을 간질이는 바람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