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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 충돌하며 지구가 종말을 맞는다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의 <돈룩업>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다. 그 속에는 정치와 세상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담고 있다. 오늘은 불편한 사회적 문제와 지구 종말이라는 비극적인 설정을 유쾌한 유머와 웃음과 함께 풀어낸 놀라운 영화 <돈룩업>의 정보 및 출연진,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정보 및 출연진
영화 <돈룩업>은 2021년 공개된 영화로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배우들이 대부분 아카데미 수상자이다. 먼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레버넌트>로 남우주연상, 제니퍼 로렌스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으로 여우주연상, 메릴 스트립은 <철의 여인>으로 여우주연상과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케이트 블란쳇은 역시 메릴 스트립과 마찬가지로 2개의 수상내역을 가지고 있는데 <블루 재스민>으로 여우주연상, <에비에이터>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마크 라이런스는 <스파이 브리지>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여기에 티모시 살라메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조나 힐은 <머니볼>로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이 쟁쟁한 배우들의 명연기로 영화의 캐릭터는 모두 매력적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감독인 아담 맥케이는 유쾌함 속에 풍자를 담아내는 실력이 인상적이다. 그의 작품인 영화 <빅쇼트> 역시 어려운 문제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영화로 잘 풀어내며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는 이러한 사회적 세태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데 영화 <돈룩업>에서도 역시 그러했다. 아담 멕케이는 <돈룩업>에서 중차대한 사안에 대해 진지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는 정치인들을 풍자하며 관객들의 공감을 샀다. 혜성충돌이나 운석의 충돌로 지구가 멸망한다는 영화 설정은 이미 <딥입팩트>나 <아마겟돈>과 같은 영화를 비롯하여 여럿 있어 왔다. 그러나 <돈룩업>처럼 신랄한 풍자를 차용한 영화는 없었다. 영화 속 장면이 어떠한 사회현상을 빗댄 것인지 생각하며 즐긴다면 영화를 더 풍성하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줄거리
미시간 주립대학교의 랜들 민디 박사(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대학원생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는 사제 관계이다. 민디교수의 박사과정 학생인 디비아스키는 혜성을 발견한다. 민디는 이를 계산하는 과정에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민디와 디비아스키는 이 사실을 백안관으로 알렸고, 긴급 이송된다. 백악관에서 민디와 디비아스키가 긴박하게 지구가 멸망한다고 알리지만 제이니 올린 대통령은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많다. 무엇보다 중차대한 '지구 멸망의 일'보다 대법관의 임명에 관해 온 신경을 쓰고 있다. 대통령 올린이 임명하는 대법관은 제대로 된 법학학위도 없고, 젊은 시절 포르노에 출연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언론에 알려진 상태이다. 대통령이 지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자신의 지지율 생각만 하는 올린 대통령은 혜성 충돌의 상황에서는 그리 급할 것 없는 태평한 태도를 취한다. 제이니 올린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을 비서실장으로 두고 있다. 민디와 디비아스키는 방송에 나가게 된다. 이 방송에서의 진행자 역시 혜성충돌의 문제보다 농담을 하며 민디박사에게 추파를 보내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혜성충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이를 믿지 않는 상황에 분노한 디비아스키는 소리를 지르며 흥분했고 언론은 그녀를 조롱한다. 대통령 올린은 대선 승리를 위해 혜성충돌의 사건을 이용한다. 사업가 피터의 도움을 받아 혜성을 파괴하기로 한다. 민디교수는 방송에 출연하여 유명인이 되어 진행자 브리와 바람까지 피운다. 혜성은 이제 눈으로 식별 가능한 위치까지 오게 된다.
리뷰
지구 멸망의 일을 전하는데도 대법관의 임명 문제로 바쁜 대통령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 이 어이없는 상황이 찰떡같이 이해가 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의 풍경을 많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때때로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일은 제쳐두고 자신의 입지나 처세를 위해 시급하지 않은 일을 먼저 처리하거나 행정적인 일에만 치우친 것을 많이 보게 된다. 혜성 충돌이라는 지구멸망의 위기보다 더 시급하고 중차대한 일이 있을까? 영화는 이런 풍자를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중요한지를 묻고 있다. 진짜 중요한 일에 힘을 모으고 우선순위를 두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일은 때론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거나 어떤 이의 인생을 결정짓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제이니 올린 대통령은 자신의 아들을 비서실장으로 두고 있다. 이게 과연 법적으로 가능한가 의문이 들었다. 방송에서 아무도 혜성충돌의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에 분노한 디비아스키의 분노의 외침에서는 물 없이 고구마 10개를 한꺼번에 먹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사람들은 아무도 진실을 믿으려 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 진실을 외면한 채 세상은 그저 잘 돌아가겠지,라고 안일한 태도로 방관한다. 하지만 세상에는 디비아스키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고 우리는 그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인간의 욕심은 사람을 한없이 가볍게 한다. 모든 것이 가벼워진 세상에서 우리는 조금은 진지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고질적인 정치문제와 사회적 문제를 신랄한 풍자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 <돈룩업>은 여러 가지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