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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브라질 홈리스 올림픽에 출전한 실화를 배경으로 한 영화 <드림>은 박서준과 아이유의 티키타카 케미와 유쾌한 전개로 감동과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재미의 요소를 기대하고 봤지만 재미와 더불어 의외로 많은 생각의 거리를 제공해 준 영화 <드림>의 줄거리, 실화배경, 리뷰를 소개해 보려 한다.
줄거리
프로 축구 선수인 윤홍대(박서준)는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연예계로 진출할 계획 중에 있다. 그런 그가 중요한 경기에서 팀 내 라이벌 관계에 있는 선수와의 경쟁심으로 경기를 망치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심기를 건드린 기자에게 폭행을 하게 되면서 윤홍대는 선수생활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다. 소속사는 윤홍대의 이미지를 세탁하고 순조로운 연예계 진출을 위해 방법을 모색한다. 그렇게 윤홍대는 이름을 '호락'으로 개명하고 재능기부로 홈리스 축구단 감독을 맡게 된다. 그 과정을 다큐로 찍기로 하면서 지극히 현실적인 다큐 PD 소민(아이유)을 만나게 된다. 소민은 홈리스 축구팀의 브라질 월드컵 진출을 감동적으로 만들기 위해 쇼를 한다고 생각하자며 홍대에게 자신이 짜준 대본대로 행동할 것을 부탁한다. 박서준이 이에 동의하며 제대로 공을 찰 줄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오합지졸의 홈리스 축구단 선수들과의 훈련이 시작된다. 그러나 그나마 공을 좀 찰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부상을 입게 되고 출전비까지 바닥나며 출전자체가 불투명해진 위기 상황을 맞게 된다. 홍대와 소민은 저마다의 절실한 이유로 반드시 올림픽에 출전해야 하므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는 동시에 홍대는 각기 안타까운 사연으로 홈리스가 된 그들의 사연을 알게 되며 그들과 더 가까워진다.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하고 드디어 올림픽에 출전하게 된 그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모인 올림픽 선수들은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뛰어난 기량을 자랑했다. 그에 비해 초라한 자신들의 모습, 하지만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기량을 그라운드 안데 쏟아 붙는다.
실화 배경
영화 <드림>은 실제 2010년 브라질 홈리스 월드컵에 진출한 홈리스 축구단의 이야기다. 매년 열리는 홈리스 월드컵은 노숙인이나 난민들이 참가하는 4인제 풋살이다. 2010년 브라질 홈리스 월드컵에는 세계 64개국의 홈리스 축구팀이 모였고 우리나라 선수들은 2010년이 처음 출전이다. 이미 여러 해 출전해 온 다른 나라의 선수들은 체격도 우수하고 기량도 월등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 선수들은 체격도 외소하고 실력도 부족했다. 박서준이 연기한 코치는 실제로는 축구를 좋아하는 20대 자원봉사자 청년이었다. 올림픽 출전 불과 한달전부터 연습을 시작한 선수들은 운동복도 없이 해진 신발과 티셔츠 차림으로 연습을 했다. 골키퍼도 맨손과 맨 몸으로 엉거주춤 공을 막았다. 훈련기간이 짧아 합도 맞지 않고 실력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선수들의 표정을 밝다. 그들은 각기 길거리, 다리 밑에서 지내다 홈리스 축구단이라는 이름으로 팀으로 뭉쳤다. 그들은 혼자가 아닌 그 기분을 얼마 만에 느껴본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행복해했다. 영화에서 나온 선수들의 사연 역시 실제 사연과 비슷했다. 맏형 김영석 선수는 IMF사태로 실직한 뒤 줄곧 노숙생활을 해 왔다. 그는 빅이슈 잡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작은 고시원에도 들어왔다. 예전에는 노숙인이라는 것을 부정하며 움츠러들어 살았지만 지금은 자신이 노숙인임을 받아들이고 당당하게 빅이슈 잡지를 팔아 거처도 마련했다고 한다. 미드필더 오현석 선수 역시 노숙인 자활잡지인 빅이슈를 판매한다. 그는 가족 간의 불화로 집을 나와 공원과 길거리를 전전했다. 실제로 영화에서 처럼 든든한 맏형 영철 씨가 연습 중에 정강이 뼈가 부러지며 부상을 입어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영철 씨의 후보 스트라이커로 대신 올림픽에 나간 젊은 노숙인은 불우했던 가정환경으로 노숙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실제 이야기가 영화로 옮겨져 우리는 그들의 삶을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리뷰
영화를 보고 실제 선수들의 다큐를 찾아보았다. 영화에서는 유쾌하게 다뤄졌던 이야기라 웃으며 영화를 즐겼는데 실제 선수들을 보니 안타까운 사연들에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다. 그들은 세상 사람들이 바삐 오가는 길 위에서, 역에서 한가하게 즐기는 여가공간인 공원에서 홀로 추위와 더위를 피해 잠을 잤다. 축구를 왜 하냐는 물음에 그렇게 혼자 지내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그 기분이 너무 좋아서였다고 대답한다. 잘못을 하지 않았지만 무슨 잘못이라도 저지른 듯 위축되어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그들의 모습. 그들은 오랜 노숙생활에 너무나 위축되어 있었다. 그들을 축구를 통해 누군가와 함께 하고 위축된 가슴을 조금씩 펼 수 있었다. 축구라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여가생활일 수도 있지만 이들에게는 세상과의 통로였고, 자신감의 회복이었다. 난민과 노숙인에 대한 문제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며 많은 사회 문제를 낳고 있는 요즘, 그냥 채널을 돌려버리기보다 조금은 깊이,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영화를 보니 그들은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임에 깊이 이해가 되었다. 그럴수록 사회에서 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사회의 한 일원으로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방법을 함께 고심하면 좋을 것 같다. 시작은 가벼운 마음이었지만 가볍지 않은 생각으로 끝나는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