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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는 '말괄량이 삐삐'로 유명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이 어떻게 작가가 되어갔는지 그 중요한 삶의 전환기를 그려내고 있는 영화이다. 문학뿐만 아니라 스웨덴의 정치에도 깊이 관여하며 스웨덴인의 삶에 많은 영향력을 끼친 그녀의 삶을 영화로 만나보자. 오늘은 영화 <비커밍 아스트리드>의 실제 주인공인 '삐삐'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려 한다.   

주인공 사진
영화 <비커밍아스트리드>

삐삐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1945년 스웨덴에서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이 출간됐다. 용감하고 씩씩한 삐삐라는 여자아이의 등장은 그때까지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였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38세에 동화작가로 데뷔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첫 작품인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으로 주목받으며 스타가 됐지만 그 성공에 안주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녀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오직 글쓰기에 몰두하였다. 그녀는 아침이 되면 글을 쓰고 밤이 되면 생각했다. 그리고 글을 쓰는 아침을 기다렸다. 1944년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린드그렌은 1954년까지 18권의 책을 썼다. 글을 쓰지 않을 때는 독서를 하거나 숲 속을 걸었다. 작가는 혼자 있는 시간만큼 좋을 글을 쓸 수 있다고 믿었던 그녀는 이런 삶의 루틴을 유지했다.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약 110편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그녀의 작품은 90개국에서 번역되었다. 유네스코는 2005년 린드그렌의 자료들을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그녀는 모국인 스웨덴의 정치에도 깊이 관여했다. 특히 린드그렌은 스웨덴 정부의 과도한 과세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1978년 그녀는 독일도서협회 평화상의 첫 번째 어린이책 작가로 선정된다. 헤르만 헤세와 알베르트 슈바이처, 마르틴 부버 등과 함께 수상자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린드그린은 부모의 체벌금지, 동물복지 문제 등과 관련된 법안 발의에 대한 글을 썼고 그로 인해 이후 스웨덴에서는 관련 법안이 제정되었다. 이렇게 린드그렌은 문학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고 직접적인 글로 관련 법안을 촉구하기도 했고, 간접적으로 문학을 통해 이야기하는 등 지속적으로 스웨덴 사회에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줄거리

댄스 파티에 간 아스트리드는 파트너를 기다리다 생각을 고쳐 먹고 혼자 무아지경으로 막춤을 춘다. 함께 파티에 갔던 오빠와 집에 돌아오는데 오빠는 늦어도 되지만 자신은 늦으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듣는다. 엄격한 기독교적 분위기에서 자라나는 아스트리드에게 이러한 차별은 일상이다. 어느 날 아버지는 편집장인 레인홀드 씨가 글을 쓰는 인턴을 찾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딸의 글 쓰는 재능을 펼쳐주고 싶었던 아버지 덕분에 아스트리드는 지역 신문사에 글을 쓰는 인턴기자로 취직한다. 아스트리드는 바쁘게 지나지만 자신의 글을 쓸 수 있어 기쁜 나날을 보낸다. 편집장은 그녀의 글에 극찬하며 그녀의 능력을 인정해 준다. 그녀는 자신을 인정해 주는 편집장에 사랑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유부남인 편집장과 사랑에 빠지게 되며 임심을 하게 된다. 보수적인 부모님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아스트리드는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녀는 집에서 아이를 낳을 수 없어 집을 떠나 타국으로 떠나기로 한다. 우연히 익명으로 아기를 낳을 수 있는 위탁보호소를 알게 되면서 그곳에서 출산 준비를 한다. 아스트리드는 그렇게 아기를 낳지만 스스로 아이를 키울 수 없어 아이를 위탁보호소에 두고 일을 찾으러 떠난다. 아스트리드는 돈을 벌을 벌며 아이의 아버지 레인홀드를 기다리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는다. 결국 아스트리드는 더 이상 레인홀드를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혼자 아이를 기르기로 결심한다. 홀로 세상의 편견과 차별에 맞서게 된 아스트리드는 그렇게 소녀에서 단단한 엄마가 되어간다.

리뷰

'말광량이 삐삐'의 작가 아스트리드의 소녀시절이 주요 무대인 영화는 그녀의 막춤으로 시작한다. 용감하고 씩씩한 막춤 장면은 말괄량이 삐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런 발랄한 소녀가 어른이 되기 전 임신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성숙한 어른이 되어간다. 보수적인 분위기에서 가족의 도움 없이 홀로 타국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 자체가 그녀가 얼마나 주체적인 사람인지 보여준다. 38세에 동화작가로 데뷔했다니 그동안은 아이를 기르는 일에 전념하느라 글을 본격적으로 쓰지 못한 모양이다. 영화는 주로 그녀의 어린 시절, 삶의 중요한 전환기를 다루고 있다. 세상을 바라보는 그녀의 반짝이며 생기 넘치는 시선과 생각은 그녀의 글로 새로운 생명을 얻어 사람들에게 읽힌다. 여러 가지 사건들을 그녀만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깊게 또는 넓게 생각해 가며 글로 적어 내려 가는 장면들이 좋았다. 작가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이렇게 사물과 현상에 대해 생각하는 습관이 베여 있고 그것을 글로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하는 능력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고 강력한 능력이다. 실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자신의 생각을 정치에도 강력히 피력했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정치권에 자신의 생각을 드러낼 수 있는 작가는 드물다. 그로 인해 몰려오는 후폭풍이 작가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음을 아는 까닭이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실제 정치적으로 탄압도 받았지만 그녀의 주장으로 부모의 체벌 금지에 관련된 법, 동물 보호에 관한 법의 제정을 이끌어내었다. 책으로 뿐만이 아니라 직접적으로도 목소리를 내어 세상을 바꾼 그녀의 신념과 용기는 참 작가로서, 한 사람의 성숙한 어른으로서 본받고 싶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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