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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북한이탈주민인 학교 경비원이 사실은 엄청난 수학천재였다는 설정의 영화이다. 영화 내내 흐르는 바흐의 아름다운 음악은 마음을 흐뭇하게 한다. 오늘은 최고의 자사고에서 북한이탈주민인 경비원과 가난한 학생의 우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의 정보 및 리만가설, 줄거리, 리뷰에 대해 소개해 보려 한다.

주인공 사진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정보 및 리만가설

노르웨이의 수학자이자 필즈상의 수상자 아틀레 셀베르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리만 가설을 증명하려고 시도하는 건 자살행위다. 리만 가설은 독일의 천재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이 세운 가설이다. 리만 가설은 '제타함수의 비자명한 모든 영점의 실수부는 이분의 일이라는 추측'이다. 즉 제타함수의 정해지지 않은 모든 영점들은 일직선 위에 있다.라는 말인데 역시 무슨 말이지 모르겠다. 이렇게 어려운 수학 난제인 '리만가설'은 정수론 최고 난이도 문제라고 한다. 영화로 만들어진 엄청난 수학 천재들도 도전했다가 미치거나 병을 얻은 문제이기도 하다. '뷰티풀 마인드'의 존 낸시가 '리만 가설'에 도전했다가 조현병을 얻었고 '무한대를 본 남자'의 주인공인 라마누잔 역시 리만가설에 손을 댔다가 복통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러다가 1972년 프리스턴에서 리만가설을 연구하던 휴 몽고메리 박사가 수학과 양자역학이 하나의 패턴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도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이 리만가설에 도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 역사적인 난제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학성의 모티브가 된 사람은 '그레고리 페렐만'이라고 추측된다. 그는 밀레니엄 문제 중 하나인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해서 '페렐만의 정리'로 만든 러시아의 수학 천재이다. 그는 21세기 최고의 수학천재로서 엄청난 수학적인 업적을 남겼으나 그 모든 업적을 뒤로하고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도 상트페쩨르부르크에서 어머니와 단 둘이 살아가고 있고 여전히 외부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리고 있다. 영화에서 이학성이 혼자서 스도쿠 문제를 푸는 모습도 그레고리 페렐만처럼 보인다. 언론이 취재했을 때 페렐만이 스도쿠를 푼다는 식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줄거리

주인공 지우는 대한민국 최고의 자사고에 다니고 있다. 지우는 이 자사고에서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으로 입학하였다. 학교에는 최고의 실력과 경제적으로 넉넉한 학생들이 많이 다니고 있다. 이에 반해 지우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고 한부모 가정이다. 당연히 사교육을 받을 수 없기에 학교 공부에서 계속 뒤처지고 있다. 이 학교는 1학년 학생들에게 고3 과정을 이미 다 가르쳤고 학생들 역시 학원에서 다 배운 것이라 수업시간에 전혀 질문이 없다.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지우에게 어느 날 문제가 생긴다. 지우가 친구들의 부탁에 소주를 사러 다녀오다가 '인민군'이라 불리는 북한이탈주민인 경비 이학성(최민식)에게 걸리고 만다. 이 일 때문에 지우는 기숙사에서 한 달간 쫓겨나게 된다. 평소 지우에게 관심을 있던 보람이는 친구들을 위해 자기 혼자 뒤집어쓰는 지우에게 호감을 느낀다. 지우는 집으로 돌아오지만 엄마가 걱정할까 봐 아무 일 없는 척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 학교의 빈 곳에서 잠을 자려는 지우는 김학성에게 걸리고 그는 지우를 재워준다. 그때 수도쿠를 풀던 아저씨는 지우의 가방에서 쏟아져 나온 수학문제를 풀게 되고 그것을 풀어 만점을 맞는다. 김학성은 '리만 가설'을 풀었던 천재적인 수학자였던 것이다. 경비원 아저씨가 수학 천재라는 것을 알아낸 지우는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한다. 김학성은 딸기 우유를 수업비로 하고 지우를 가르치기로 한다. 김학성의 수학 수업은 수학 그 자체에 대한 수업이었다. 수학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우에게 관심이 있는 보람이는 지우와 학성의 비밀을 알게 된다. 지우가 수학실력이 차곡차곡 쌓여갈 즈음, '피타고라스 어워드'라는 수학 경시대회의 문제가 유출된다. 이 피타고라스 어워드는 기말 시험을 대체하는 내신에서 아주 중요한 시험이다. 보람이가 다니는 학원인 오일러 수학 연구회가 사실은 이 피타고라스 어워드의 문제를 유출시키는 집단이었다. 사설학원에 문제를 유출시킨 사람은 지우의 담임선생님이었다. 그런데 하필 지우가 김학성을 위해서 수학 논문을 출력하러 갔던 일이 감시 카메라에 찍히고 이게 문제 유출사건과 연결되면서 지우는 누명을 쓰게 된다.     

리뷰

최민식이 연기하는 수학천재는 어떨까?라는 호기심과 기대감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다. 천재들의 삶은 언제나 궁금증을 자아내고 흥미를 유발한다. 수학 천재들에 관한 영화는 외국영화에서 종종 소재로 등장했고 그 내용 역시 알차고 재미있었다. 남들과 다른 천재적인 실력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천재들. 그들은 뛰어난 능력으로 일반인과 다른 세상에 사는 듯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한 인간으로서 느끼는 희로애락은 비슷하다. 오히려 너무나 특별한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색안경으로 그들은 심한 부담감에 스스로 은둔의 삶을 선택하기도 한다. 주목받는 인생은 모두가 동경하는 삶이지만 실제 그런 위치에 서게 되면 한없이 부담스럽고 그저 평범해지기를 바라는 게 인생의 한 법칙인지도 모르겠다. 영화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는 북한탈북이주민이라는 설정이었다. 나 역시 바흐의 곡들을 좋아하는데 그 완벽한 곡을 듣고 있노라면 걱정과 근심의 농도는 옅어지고 마음의 평화가 스미는 것을 느낀다. 이학성도 나처럼 그런 마음이었을까? 역시 음악은 개인의 마음에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다수를 연결시키는 힘이 있다. 원주율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김학성과 지우, 보람이 하나의 마음으로 즐거워하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그러나 초반의 전개와 다르게 후반으로 갈수록 납득할 수 없는 설정은 힘이 빠지게 만들었다. 특히 마지막에 김학성이 지우를 위해 연설을 하며 위기에서 구해준다는 설정은 너무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김학성의 아들이 남한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려다가 사살당했다는 장면도 현실과 동떨어져 보였다. 차라리 현실과 조금 더 가깝게 북한이주민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영화에 녹여내었으면 어땠을까 한다.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아름다운 바흐의 음악이 영화 전반에 흐르고 있어 나에게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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